<광명초대석> 김성년 자유총연맹 광명시지부장

광명처럼 대학이 없는 도시에 ‘대학’이야말로 정치인들의 아킬레스건이자 좋은 선거전략이다. 마치 대학 하나 들어오면 지역경제가 당연히 활성화되고 유동인구가 많아져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을 이야기한다.

광명시가 대학도 아니고 사회교육센터 개념의 숭실대 제2캠퍼스에 떠들썩한 것은 이런 막연한 환상 때문이다. 숭실대 제2캠퍼스가 들어오면 정말 광명이 발전할까.

숭실대 제2캠퍼스 부지는 광명역세권 음악밸리내다. 광명시는 내년 숭실대에 부지 2만여평을 조성원가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 땅은 광명역 주변 상업용지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역세권 59만평 중 광명시가 개발할 수 있는 곳은 음악밸리 부지를 비롯 10% 미만이다.

음악밸리부지 4만2천여평 중 숭실대 제2캠퍼스 2만평과 숭실대와 협의 중인 특목고 5천평을 빼고 나면 광명시가 쓸 수 있는 땅은 2만평도 안된다.

광명시가 숭실대와 관계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광명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도대체 이 시설을 유치하는데 2만여평의 땅을 헐값으로 숭실대에 넘겨주고 광명시가 원하던 역세권 개발이 제대로 추진될 것인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광명역세권개발은 서울의 위성도시, 베드타운으로 인식되어 온 도시 이미지를 제고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광명으로서는 역세권이야말로 기회의 땅이고 광명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할 노른자다. 이 노른자땅의 중심부에 평생학습센터 개념의 숭실대 제2캠퍼스가 덩그러니 들어서는 셈이다.

광명시에서 가장 큰 상업지구인 철산상업지구의 규모가 1만2천평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숭실대 제2캠퍼스 부지는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다. 역세권 중심부가 저녁이면 컴컴해지고 방학에는 유령도시처럼 썰렁해진다. 더 심하게 말해 학교 주변에서 잘되는 사업은 술집, 분식집, 복사집 밖에는 없다.

광명은 서울과 가장 근접한 수도권 도시이고 고속철 광명역을 비롯해 사통팔달 교통이 편리한 곳이다. 군사지역과 인접한 파주에 필립스가 들어오리라 누가 상상했겠는가. 서울은 더 이상 중요시설들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 광명에 가용할 부지가 있다면 5년, 10년 후 이곳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 부지는 지금 당장 광명시가 개발하지 않고 남겨두었다 해도 다시 주공에서 환수할 수 없는 땅이다. 서둘러 학교부지로 헐값에 넘겨줄 이유가 없다. 후손들을 위해서 심사숙고해야 하는 일이다. 안티를 걸었다가 숭실대가 안 들어오겠다고 할까봐 겁낼 필요는 더더구나 없다. 그냥 그렇게 하라고 하면 된다. 광명시가 안달복달하고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당장 대안을 찾을 수 없다면 그냥 놔두는 여유가 필요하다. 정치적 이해를 떠나 무엇이 광명을 위하는 길인지 냉정히 판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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