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MBC 엄기영 앵커가 생각납니다. 그는 상식적으로 납득하지 못할 일이 터질 때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라며 뉴스를 시작했습니다. 굳이 따라할 생각은 아니었지만 광명시에 있는 한 대안학교를 취재하면서 저는 이 말을 수백번은 되뇌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호 광명지역신문은 이 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생태적 교육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이 학교는 그린벨트를 마구 훼손합니다. 건물을 불법용도변경하고 그것도 모자라 컨테이너 박스와 비닐하우스를 그린벨트에 버젓이 지어놓고 교실로 씁니다.

더욱이 이 학교 교장은 오랫동안 광명시에서 생태보전시민연대 위원장까지 맡아 도덕산에 팔각정을 짓는 것이 친환경적이지 못하고 자연을 훼손한다며 반대운동을 했던 사람입니다. 도덕산 정자를 반대하던 때가 2002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미 2001년부터 그린벨트를 훼손하고 있었습니다.

예탁금에 기부금에 교육비까지 받고 있지만 소득신고도 하지 않아 세금 한 푼 내지 않습니다. 불의를 미워하고 정의를 따르라고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이 학교는 국민의 최소한의 의무인 납세 의무조차 지키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 씨랜드 화재 참사 기억하십니까?

화성 청소년 수련관에서 불이 나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대형참사였습니다. 이 곳은 컨테이너 박스를 얹은 임시건물로 위험이 상존해 있었습니다. 씨랜드 참사에서 아들을 잃은 후 국가로부터 받은 훈장을 반납하고 뉴질랜드로 떠난 필드하키 국가대표선수 출신 김순덕씨의 안타까운 사연도 잊지 않으셨겠지요. 씨랜드 화재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예견된 사고였습니다.

아이를 이 학교에 보내는 엄마들에게 물어보면 대개 이렇게 말들을 합니다. 아이들이 답답한 학교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나래를 펴게 하고 싶다고요.

근데 이게 뭡니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정규 교사 자격증 없는 선생님에, 불이라도 나면 대형사고 위험성이 큰 불법 컨테이너 안의 아이들, 정말 자유롭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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