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보합세 유지..내년 대선이 고비

                      ▲ 최인선 공인중개사는       1963년생으로 서강대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하안동에서 우리공인중개사(892-1300)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최인선 공인중개사는 1963년생으로 서강대 정외과를 졸업했으며 하안동에서 우리공인중개사(892-1300)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들어 여덟번째 내 놓은 11.15 부동산 대책은 치솟고 있는 집값 광풍을 잠재울 수 있을까? 대답은 유감스럽게도 회의적이다.

필자가 이전에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주택 가격은 여러가지 경제 지표에 우선해서 심리적인 요소가 가장 강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지금껏 집값을 잡아 보겠다고 수차례에 걸쳐 대책을 발표하고 세금 폭탄을 투여했지만 발표후 한두달만 약발이 먹혔고 오히려 집값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정부 말만 믿고 주택 구입을 미뤄 왔던 무주택자들의 울분은 극에 달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이러니 11.15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는 심히 어려워 보인다.

11.15 대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두가지로 공급확대와 수요규제다. 신도시를 빨리 공급하고 공급가를 25% 정도 낮추겠다는 것과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경제논리로 보아 당연히 가격이 하락해야 맞다.

하지만 경제논리로만 움직이지 않는게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이다. 아파트 가격 상승의 원인이 단순히 공급량 부족에만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미 주택 보급율은 100%를 넘었다. 버블 세븐이라 일컬어지는 지역에 남다른 매력이 있기에 죽기 살기로 그곳에 입성하려 하고 그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수도권 외곽 지역에 신도시를 많이 만들어도 교육, 교통, 환경 등이 강남 수준을 따라가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한번 올라 버린 집값을 내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집값은 그 특성상 하방 경직성이 있다. 오를 때에는 가파르게 오르지만 내릴 때에는 슬로우 모션이다.

이번 대책으로 당분간 거래가 끊기고 가격도 보합을 유지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조용함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내년에는 대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오랜 학습 효과로 대선이 있는 해에는 부동산 값이 들썩였다는 것을 이미 체득하였고 이번 폭등도 그 범주 아래서 이뤄진 일종의 선행(先行)이었다고 볼 수 있다.

주택가격이 오르면 다주택자들만 입이 벌어진다.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결코 좋아할 일이 아니다. 평수를 넓혀 가려면 기존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부동산 부호들을 겨냥한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야말로 참패를 당했다.

이제 내년 대선이 문제다. 정부 여당은 표를 의식해 그 동안 죄어 왔던 각종 규제를 풀 수가 있고 후보자들은 너도 나도 각종 개발 계획을 발표하여 부동산 가격을 들썩거리게 할 확률이 높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내년엔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부동산 폭등이 일어날 수도 있고 그 광풍은 우리 경제를 지난 10년 일본이 겪었던 불황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부동산 거품을 빼는 연착륙의 정책 대안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정책 입안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심사숙고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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