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이 고대하던 고속철이 개통된지 1년이 넘었다.물경 사천억을 투입한 그야말로 초현대식 역사가 일직동에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광명시민들의 마음은 자긍심과 가슴 뿌듯함 보다는 안타까움과 허전함으로 가득하다.

광명 역세권 개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는 남달랐다.지금껏 수도 서울의 작은 위성도시로서 베드타운 역할에 만족해야했던 광명시가 그야말로 경기 서남부의 중심축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기회이며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굳게 믿었었다. 하지만 막상 고속철이 개통되고도 연계 교통망의 미비와 기반 시설 부족으로 발전의 역동적인 심장 역할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가방 끈이 긴 이 나라 정책 입안자들은 과연 생각이 있는 것인가? 모든 일은 그 우선 순위가 있는법이다. 드넓은 벌판에 덩그렇게 초현대식 역사만 하나 지어 놓으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저절로 잘 된다는 말인가? 뒤늦게서야 1호선연계 전철및 경전철 조기 착공등을 내세우며 법석을 떨고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고속철 개통 기대심리로 한껏 올랐던 소하, 하안동 일대의 아파트 값은 요즈음 수도권의 부동산 광풍에도 불구하고 그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일 고속철 개통과 함께 광명역으로의 접근성이 어느정도 확보 되었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정부는 일직동의 외딴 섬 광명역을 언제까지 이대로 방치 할 것인가? 건교부는 광명 역세권 개발 계획에 따라 년차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복안인듯하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이 하나 있다. 단순히 아파트 구천 세대를 짓고 구색 맟추기식의 업무시설, 편의시설을 유치한다면 또하나의 베드타운 추가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분당의 서현동 일대를 보자. 90년대초 분당 입주시에 그곳은 그야말로 베드타운 이외의 아무런 기능도 없었다. 상주 인구가 늘어 나면서 먼저 대형 할인점을 비롯한 유통업체가 입주하기 시작했고 뒤이어 삼성전자와 포스코등 대기업과 대형병원,그리고 공공기관이 앞다퉈 들어섰다. 영향력있는 기관과 업체들이 속속 유치되면서 그에따라 교통망을 비롯한 제반 기반시설은 도미노 현상처럼 빠르게 정착되었고 이제는 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운할 정도의 완벽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가 되었다. 지금의 분당발 부동산 가격 폭등은 아무런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이 쾌적한 주거환경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반 시설이 갖춰졌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광명역세권은 그 입지로 보아 결코 분당에 뒤지지 않는다.서울 근접성과 서해안 고속도로,제2경인 고속도로 접근성등 뛰어난 입지 조건을 두루 갖추었다. 일직동은 분명 서현동 못지않은 계획도시로 발전할 잠재력을 갖추었다.

따라서 시와 정부는 이곳에 단순히 아파트 몇채만을 지어서 부족한 주택공급을 해소하려 하지말고 완벽한 자족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주변에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대형 병원, 공공기관및 대기업 본사등을 유치 하여야만한다. 그래야만 도시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자생력을 가지고 발전과 진화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오로지 아파트만을 지었던 철산동,하안동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일직동 역세권 개발과 더불어 주변에 음악밸리를 조성한다는 계획은 그런 차원에서 대단히 바람직스럽다. 문화도시의 위상과 함께 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최근 급등한 부동산 가격에 대한 대책으로 8월중에 또다시 고강도의 부동산 규제책과 공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한다. 광명역세권 개발계획은 이미 세워져 있는 상태다. 수도권에 이보다 더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춘데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정부는 또다시 대규모 택지 개발계획을 발표하여 땅값 상승만을 부채질하고 전국토를 투기화 시키지 말고 이미 세워놓은 계획을 수정 보완하고 조기 착공함으로써 그 실효를 배가 시켜야 할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광명 역세권 개발 계획의 확장과 조기착공의 당연성이 있다 할 것이다.

전 국토의 균형발전을 모토로 한 현 정부의 정책 입안자들과 광명시장 및 지역구 의원들에게 광명역세권 조기 개발을 간곡히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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