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석우 <광명지역신문       발행인>
▲ 홍석우 <광명지역신문 발행인>
한나라당 광명시장 후보 공천과정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기본적인 원칙조차 무너지고 있는 우리의 정치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한나라당 광명시장 후보공천과 관련해 지난 달 후보자 4명이 합의해 여론경선을 치렀고 여론조사 결과 1위를 차지한 후보를 공천확정했다가 중앙당 최고위원회의의 의결로 공천을 취소했었다.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겠다던 한나라당은 몇몇 정치인의 입김에 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애매모호한 답변을 핑계로 다시 여론경선을 하라고 결정했다. 구체적 이유도, 명분도 없었다.

15일 저녁 법원에서는 의미있는 결정이 있었다. 시장후보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이 제기한 ‘기초단체장 공천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당초 실시한 여론조사가 하자가 없어 신청인의 신청을 기각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15일과 16일을 거쳐 다시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는 그 명분을 상실했으며 그 결과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이 마땅하다. 중앙당이 그토록 부르짖던 ‘법원결정’상 여론조사에 명백한 하자가 없었음이 판명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또 있다. 나는 지역정치인이라면 지역주민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뽑아주고 믿어준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인 셈이다. 시장후보 공천확정을 취소하고 재경선하기까지 과정에서 한 지역정치인이 보여준 행태에 광명시민으로서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내심 밀고 있는 다른 후보가 당연히 여론조사에서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와 경선에서 탈락하자 이 정치인의 고민은 시작된다.

무리수를 쓰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물며 한 지역의 시장후보를 결정하는 문제에 사심이 개입돼 자신과 친하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 배격하려는 사람이 지역 정치인으로 앉아 있는 한 광명은 발전할 수 없다. 적어도 광명에서 시장을 거치고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광명의 미래가 달린 문제를 어떻게 이토록 감정적으로 처리하고 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을 수 있는 것인가.

이번 사태는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무시하는 지역 정치인과 중앙에서는 지역을 언제든지 마음대로 눌러도 된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권위주의적 사고방식과 선거를 공정하게 감독해야 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애매모호한 자세로 인해 나타난 결과다.

서울과 인접하다는 이유로, 베드타운이라는 오명하에 낙하산 인사들이 지역에서 정치를 한다고 판을 치고, 시민들은 중앙으로 진입하기 위한 발판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지역인사들은 이제 필요 없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중요한 것은 광명의 미래다. 대의명분을 외면하고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거는 일부 정치인 때문에 광명시민들이 정치적으로 이용 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광명시민들은 원칙과 명분을 원한다. 개인적인 욕심이 아니라 진정 지역을 위해 고민하는 정치인을 원한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