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평소에 좋아하는 정치인을 만났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웬만한 사람들에게 다 알려져 있고 그 동안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남 부러울 것 없이 보이던 그는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고 말합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산다는 게 항상 이기는 게임만 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요.

사실 저는 ‘올인’이라는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길까 질까 내심 불안 초조해하며 스트레스 받는 일도 싫습니다. 확실하게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내기를 하지 않는 재미없는 유형의 인간입니다. 그러나 상황은 제가 올인하고 싶지 않다고 해서 항상 그렇게만 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택의 순간은 항상 고민스럽습니다.

선택의 순간 저는 카드게임을 생각합니다. 제가 에이스 3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적어도 액면가에 K 3장을 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히든카드에서 제가 원페어를 얻는다면 에이스 풀하우스로 승률이 거의 확실합니다. 적어도 상대방이 포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그렇지만 히든에서 원페어를 얻지 못한다면 스트레이트나 플러쉬보다 못한 상황으로 전락해버립니다. 사람들은 이런 경우 대개 올인합니다. 포카드가 뜰 확률은 0.024%에 불과하기 때문이고 걸어 놓은 판돈이 너무 커 거기에서 죽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입니다.

돈이 오고 가는 카드판에서야 올인하겠지만 인생이 전부 걸린 문제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혹시라도 상대방이 포카드를 가지고 있고 내가 원페어를 얻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저는 카드에서 이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어떤 패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알아내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막말로 상대방이 진카인지 뻥카인지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상대방을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방선거가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대로 먹힐 것 같지 않은 네거티브 전략도 난무합니다. 후보가 진카인지 뻥카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우습게 볼 수 없게 하기 위해, 지역 정치인들이 정치하기 어려운 동네를 만들기 위해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적어도 화려한 액면가 속에 별 볼일 없는 히든카드를 가지고 있는 후보자들의 뻥카에 속아 광명을 맡기지 않게 하기 위해 광명지역신문이 앞장서겠습니다. 이왕 시작한 게임 제대로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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