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폐업정리, 다음은 아무도 몰라

6일 아침 철산역 1번출구에 위치한 프라임아웃렛 앞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짓고 있었다. 프라임아울렛이 반년을 버티지 못하고 벌이는 폐업정리전에 모인 소비자들이다. 모처럼 저렴한 가격에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되었지만 줄을 서 있는 시민들의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다.

광명시의 소비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철산상업지구에 위치하면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에 위치한 쇼핑몰의 계속된 몰락이 꼭 좀처럼 속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광명시의 상황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잘 되면 좋죠. 그래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지나가는 장소인데.” 비단 이것이 한 시민의 푸념만은 아니다.

프라임아울렛은 지난 97년 나산그룹이 세운 비회원제 할인마트 클레프에서 시작된다. 광명시에서 노른자위 부지에 속하던 프라임부지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2002년 클레프의 대주주가 나산그룹 전 회장 부인으로 알려진 부림비엠에 인수되어 증축을 거쳐 파보레로 명칭을 변경하면서부터이다.

당시 파보레는 기존입점자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 등기분양을 하려 했으나 분양과정에서 마찰이 벌어져 고소, 고발사태가 속출한 데 이어, 증축허가와 관련된 공무원들이 뇌물수수혐의로 조사받는 등 파행사태를 거쳐 정상적으로 오픈하는 데에만 몇 개월이 소요됐다.

파보레는 개점 당시 다양한 연령대를 포용하는 가족단위 멀티쇼핑몰이라는 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출발했지만 초반 파행사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건물의 40% 정도가 임대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고 입점한 상인들은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아,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면서 ‘가족단위 멀티쇼핑몰’의 모습은 사라지고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기게 됐다.

쇼핑몰 파보레는 오랜 난항을 겪어오다가 건물의 분양주협의회는 작년 10월 프라임아울렛에 유통관리를 맡겼으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폐업정리를 하게 된 것.

시민들은 파보레를 비롯해 프라임아울렛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1년 내내 변화없는 영업전략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안에 있는 상점이나 조금 바뀌었을 뿐, 내용물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언제 가더라도 눈에 띄는 상품이 없어요. 가끔 저렴하게 나온 물건들이나 충동구매를 할 뿐이지, 마음먹고 쇼핑몰을 이용하는 일은 없습니다.”

한 시민의 말이다. 과연 폐업정리전 한달을 마치고 난 후의 프라임아울렛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분양주연합회는 지난 2월 2001아울렛과 계약하려 했으나 무산되어 현재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 분양주들과 상인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한편 부자부동산의 공인중개사 조기태씨는 “상가부분의 소유지분을 대형업체가 사들여 좀더 체계적인 경영관리가 현재 프라임아울렛을 활성화시키는 길이지만, 이는 500명에 가까운 분양주들의 일치된 합의점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한 가능성도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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