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광명보건소 임종근 보건위생팀장이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진택엄마!
우리가 연애할 적에 단양팔경에 놀러갔던 것 생각나오? 기억할런지 모르겠소만 왜 당신 침대 머리 맡에 있는 몇 해 전에 결혼기념으로 단양놀러가서 계곡 물에 몸 담은 당신 사진과 몇 글자써서 코팅해서 놓은 것 말이오.

단둘이 놀러가서 끝 여정은 기차를 타고 영동을 거쳐 서울촌놈이 김천까지 가서 처갓댁을 방문 당신을 이몸옆지기로 뺏어오기로 장모님과 합의(?)한 기억이 새롭구려. 그 때 당신은 이쁘고 해맑은 모습이었는데... 계곡물 속의 당신을 보며 곧잘 옛날 생각을 많이 한다오.

어느 덧 내 나이 50줄에 들어서고 당신도 낼 모레가 50이다니. 부부의 연이 닿아 인생을 같이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그동안 못난 사람을 만나 참 고생 많았소.

살면서 어찌 굴곡이 없겠소만 그 동안의 삶이 당신으로 인하여 순탄하게 살아온 것을 고맙게 생각해요. 오래 전 동사무소에 취직해 첫 발령났을 적에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호사다마라고 며칠 안에 당신이 쓰러졌다고 했을 때는 정말이지 당신을 영원히 놓치는 줄 알고 덜컹거리는 가슴으로 병원으로 달려가던 기억... 당신이 고통받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나자신의 인생을 갉아 먹는 술로 방탕하게 살아 온 내 자신에 요즘은 회한이 가득하다오. 부단히도 당신 속을 썩인것 같소. 미안하오.

당신을 볼때 나 자신의 잘못으로 당신의 측은한 모습이 자주 들어와 눈물이 앞을 가린다오. 당신이 병원에서 그 힘든 뇌수술을 두 번씩이나 받고 이겨낸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오. 그 때 수술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얼마나 하나님을 찾았는지...하나님을 믿고 섬긴다 하면서도 잘 안되는 내자신이 부끄럽지만 여보! 모든 것에서 변화하는 내모습을 그리며 당신에게 줄 선물은 술과 담배를 끊는게 가장 좋을것 같소.

내 술과 담배를 끊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리다. 그리고 당신도 잘 될수 있도록 도와주시구랴. 인생은 찰나와 같은 순간이라는데 산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인생길. 당신과 함께 이 세상 끝까지 같이 가면서 앞으로 많이 사랑하고 여행도 가보고 즐거운 것만 생각할수 있도록 그렇게 이쁘게 가꾸며 살아갑시다.

진택엄마 부디 건강해야 하오. 우리부부 비록 많이 건강을 잃었으나 있는 건강 잘 지켜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살아봅시다. 좋으신 하나님이라는데 바람대로 될 것을 확신하면서...
끝으로 지면상 줄여야 하니 여보! 정말 사랑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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