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진료하다 보면 한의원을 찾는 엄마들의 걱정 중의 하나는 녹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다. '주위사람들이나 어른들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라는 말을 하기에, 병원에 오려고 해도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아 개운치 않은 마음에 왔다고 말하곤 한다. 본격적인 진료를 하기도 전에 이런 말을 들으면 한참 동안 엄마가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모해야 한다.

‘녹용을 먹으면 안좋다’는 말의 유래는 이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당시에녹용은 서민들은 먹지 못하였고 생산되는 모든 녹용은 궁정으로 상납되어 중요창고에 보관해 두었으며, 왕의 많은 후궁들이 각기 자기가 낳은 아이들에게 녹용을 먹이려고 갖은 수단을 써서 내의원을 힘들게 하였는데, 재능 높은 전의가 ‘녹용을 지나치게 먹이면 머리가 바보가 된다’는 경고문을 붙이고 나서 와전되어 내려온 것이다.

이런 와전된 내용이 지금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정보나 근거 없이 막연한 속설에 영향받는 잘못된 인식론에 기인한 면도 없지 않은 것 같다. 또한 과거 한의학은 실험을 통해 입증되지 않고 경험을 바탕으로 신비감에 쌓인 채 내려왔다는 면도 작용한 것 같다.

최근에 밝혀진 녹용의 효능에서 보면 간보호작용, 혈당강하, 조혈작용, 면역기능향상, 강심작용, 항스트레스작용, 성장발육촉진작용, 항노화작용, 골질형성 촉진 등의 작용이 입증되었다. 녹용을 많이 수출하는 뉴질랜드에는 많은 생화학자들이 국내 보다도 녹용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머리를 나빠지게 한다는 결과 보고는 없다. 한의대가 우리나라보다 5배가 많은 미국에서도 까다로운 FDA(식품의약국)가 녹용 부작용에 대한 보고를 한적이 없다. 머리가 나빠진다면 가만 있지 않을 곳인데 말이다.

임상에서도 아이들이 녹용이나 그 배합처방들을 복용했을 때에 현저하게 학습열이 높아지고 기억력이 향상되면서 학업성적이 상승되는 것을 볼수 있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는 총명탕을 지으러 오는 붐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녹용은 분명히 한의사의 진단하에 체질과 증상에 따라서 복용해야만 제대로 된 효과를 볼수 있으며, 나이에 따른 적당량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항상 감기를 달고 살아 발육이 부진한 우리아이들도 자연 친화적인 음식과 생활환경 개선, 제대로된 보약의 복용을 통해서 올바른 성장과 학업력 증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올바로 알아야 하겠다.

<광명시 한의사 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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