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이병도 학사모 공동대표의 기고문이며 본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3월 6일 48개 학교에서 시범실시한 교원평가 결과를 발표했는데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교원평가제는 학생, 학부모 평가를 통해 교단에 경쟁원리를 도입하여 교단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된 제도다.
작년 6월 안병영 당시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2005년부터 교원평가 전면 실시하겠다”고 하였으나 현 김진표 장관 체제 후 교원단체들의 반발로 교원평가 시범사업을 학교 교육력 제고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교단에 교원평가를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는 목표 아래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을 중심으로 전국 범시민사회단체 45개가 모여 2005년 6월 27일 교원평가실시촉구를 위한 범시민사회단체연대를 결성하면서 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나로서는 당일 삭발까지 하였다.
2005년 6월 28일부터 2005년 7월 20일경까지 수원 영통지구 김진표 장관 자택 앞 방문5회, 정부종합청사 정문에서 여러 차례 면담하기 위해 노력한 결가 2005년 8월 3일 학사모를 중심으로 교육관련 7개 단체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및 담당자와 간담회를 가졌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교원단체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어 2005년 9월 2일 서울 종묘공원에서의 교원평가 실시촉구 가두 토론회를 시작으로 천안, 수원, 대전, 부산, 광주, 목포, 순천 등 150여회르 실시한 결과 여론이 조성된 상태에서 미흡하나마 교원 평가 실시에 만족하였으나 염려했던 결과가 드러났다.
이번 결과는 학부모, 학생을 상대로 학교 생활, 교원에 대한 만족도를 설문조사한 것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평가받기를 거부한 교원은 평가대상에서 빠졌다. 가장 중요한 학부모의 수업평가도 빠져 있고 조사도 12월 한 달 동안 벼락치기로 이루어졌으니 전형적인 전시성 교육행정의 표본이라 할만하다.
48개 시범실시 학교에 10억이나 되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도입했던 교원평가의 첫 작품인지 의심스럽다. 동료 교원간의 평가에서 85% 이상이 탁월, 우수라니 이 결과를 학부모, 학생들은 믿겠는가. 실효성 있는 교원평가제도가 되려면 평가결과를 승진, 보수와 연계해야 되며 무능력 교사는 1회 연수 후 다시 무능력 교사로 평가받으면 퇴출시켜야 마땅하다.
수업평가에 반드시 학부모를 참여시켜야 하며 학생 전체가 평가에 참여토록 학생, 학부모 조사가 수업에 반영되어야 한다. 동료 교사 평가로 상호 경쟁분위기를 조성하여 수업의 질을 향상시켜야 하며 전공과목 담당 장학사에 의한 수업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이번 평가는 교육경쟁력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학부모,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한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엄정한 평가를 실시하고 평가결과를 승진, 연봉과 연수, 퇴출 등에 연결시키는 것만이 대한민국 교육이 살아남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