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가 초선의원, 공부하고 소통하는 의회 만들겠다
-시장과 같은 당이어도 시정 견제 문제없어...지켜봐달라
-박승원 시장,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관심 기울여야
-뉴타운 갈등해결-광명동굴 객관적 평가-지역격차 해소 시급 

[광명지역신문] 제8대 광명시의회가 원 구성을 마무리하고 4년 의정활동의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광명지역신문은 지난 7월 2일 제8대 광명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며 역대 어느 의장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전면에 나선 4선의 조미수 의장(더불어민주당, 다선거구)을 만나 향후 광명시의회의 운영방향을 들어봅니다.

◆일시 : 2018.7.4. 오후4시
◆장소 : 광명시의회 의장실

							조미수 광명시의장이 의회 운영방향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의회
조미수 광명시의장이 의회 운영방향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의회

장성윤 광명지역신문 편집국장(이하 ‘장’) 제7대 광명시의회가 자리싸움, 도박, 성추문, 뇌물사건 등으로 임기 4년 내내 파행만 하다가 역대 최악이라는 비판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제8대 광명시의회 수장으로서 책임감이 더 무거울 것 같은데요. 의회 위상 강화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계신지요.

조미수 광명시의회 의장(이하 ‘조’) 소통이 시대의 화두입니다. 시민, 의원들과 소통하고,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를 만들겠습니다. 융합하고 협치하는 리더십으로 섬기겠습니다. 제8대 광명시의회 12명 의원 중 10명이 초선입니다. 우선 행정용어, 행정의 룰을 공부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의원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더 빨리, 더 심도있게 익히게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7대 의회의 문제점은 지도부부터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의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상임위원회별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 합니다. 일례로 어제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범시민대책위원회에서 간담회를 요청해왔고, 제가 상임위 부위원장들에게 위원장과 협의해 의원들이 함께 하는 소통망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의원 개인이 하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협치를 위해 제도가 필요하면 만들고, 의원역량강화개발비도 이런 쪽에 쓰겠습니다. 특히 자리욕심이 그동안 의회 내부의 주된 갈등 원인이었습니다. 지도부가 욕심내지 않으면 의회를 잘 이끌 수 있다고 조언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부터 배려하고 양보하겠습니다.

장 저번 의회에 시민들이 너무 실망을 해서인지 8대 의회에 대한 기대치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우리 집 개 이마에 민주당 로고만 찍으면 의원이 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조만간 시 집행부 추경안을 심의하는 임시회가 열리는데요. 의원들 대다수가 초선인데 준비는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조 이번 임시회에서 추경치고는 많은 500억이라는 예산이 올라오고 조례안도 30건이나 됩니다. 일단 초선들이 많다보니 기본부터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16일 의장 직권으로 의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예산을 어떻게 살펴봐야 하는지 의원들이 공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시대는 달라졌고, 시민들의 눈높이도 높아졌습니다. 의원들이 여기에 함께 하려면 꾸준히 공부하면서 수준을 높여야 할 것입니다.

장 이번 의회는 더불어민주당 9명, 자유한국당 2명, 바른미래당 1명으로 구성됐습니다. 민주당이 독단적으로 해도 그냥 갈 수 있는 상황이 된 셈입니다만 그렇게 되면 갈등만 커질 것입니다. 소수당에 대한 배려, 협치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조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로 민주당 광명갑, 을 위원장들과 상의했습니다. 제가 다선이다 보니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의장 얘기가 몇 번 나왔었습니다. 당선된 후 다른 당에 대한 배려를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 두 위원장께 말씀드렸고, 모두 흔쾌히 승낙해 자유한국당에 위원장 1석을 배려했습니다. 사실 유일한 재선의원인 바른미래당 안성환 의원도 계시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안 의원께는 양해를 구하고, 의정활동을 잘하신 부분과 앞으로 하실 의정활동을 의장으로서 적극 협조하겠다 말씀드렸습니다.

장 이번 의장단 선거는 공식적으로 별 문제없이 조용히 지나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공천권을 가졌던 지역위원장들 입김이 너무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있습니다만.

조 인근 안산, 안양, 시흥 등은 자리다툼이 있어 하루씩 연기했지만 광명은 파행을 겪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칭찬해주셨으면 합니다. (웃음)

							조미수 광명시의장이 의회 운영방향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의회
조미수 광명시의장이 의회 운영방향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광명시의회

장 의장께서도 이미 듣고 계시겠지만 민주당이 절대다수당인 상황에서 같은 당 시장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지역위원장들의 입김이 작용할 경우 지방자치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조 제가 그렇게 만만치는 않습니다. 두 위원장들께서 제7대 의회가 자리싸움으로 불협화음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염려해 원 구성에 있어 의원들과 자주 대화를 했지만, 의정활동의 내용에 간섭하실 분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백재현 국회의원께서는 시, 도의원을 다 하셨던 분이고, 의회 구조에 대해 많이 알고 계신만큼 의회를 존중해주실 것이고, 강신성 위원장께서는 외부에서 오셔서 현 의원들을 정리하는 어려운 일을 하신 분입니다. 박승원 시장은 오랫동안 함께 지역활동을 해왔고, 시의원 생활을 같이 하면서 서로 어느 정도 알고 있습니다. 그 분도 개인적으로 저를 존중해 줄 것이고, 경기도의원을 8년 하고, 2년간 도의회 민주당 당대표까지 하신 분인 만큼 당연히 의회를 존중할 것이라 믿습니다. 시장이 잘하는 것은 칭찬하고, 못하는 것은 반드시 견제하고 막아내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장 예전이나 지금이나 광명시의원 중에 생계형 정치인이 많습니다. 그래서 돈 문제들이 불거지곤 합니다. 특히 역대 의원 중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유용한다든지, 업자와 결탁한다든지, 자신이 속한 단체에 특혜를 주려 한다든지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시의회가 개혁의 대상이라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청렴하고 투명한 의회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조 2006년 제가 의원시절 받은 월급 300만원이었고, 2018년 월급은 318만원입니다. 물가상승대비 의원들 월급은 너무 오르지 않았습니다. 저는 주민이 부여한 권한으로 일하는 시의원들에게 먹고 살만큼의 급여는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원도 하나의 직업이라 생계형 정치인이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업무추진비를 법적 용도에 맞지 않게 쓴다면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시의원이 법을 안 지키면서 조례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지키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업무추진비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처음부터 제대로 인지시키겠습니다. 의회의 자정능력을 키우고, 의회와 시 집행부의 업무추진비 세부내역을 공개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면 만들겠습니다.

장 광명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조 우선 오랜 세월 지지부진한 광명뉴타운을 주민들과 소통해서 조속히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갈등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제안한다면 의원들과 함께 적극 돕겠습니다. 둘째, 광명동굴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광명시가 광명동굴로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 광명동굴에 대해 제기된 지적과 비판도 일정부분 공감합니다.

장 지금까지는 객관적 평가가 잘 안되어 있다고 보십니까.

조 네, 그렇습니다. 광명동굴에 대한 그동안의 행정이 ‘나쁘다’ ‘좋다’가 아니라 8년 가까이 개발이 이루어진 만큼 객관적 평가를 통해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동굴 주변 17만평 개발을 적극적으로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해야 합니다. 셋째, 교통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광명역세권이 많이 활성화됐습니다만 일례로 이케아 주변의 상습정체 등 정작 주민들은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넷째, 동서 지역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합니다. 지역격차를 해소해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광명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광명시가 민간단체에 지원하는 막대한 보조금이 실질적으로 지역자원의 역량을 높이고, 지역사회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해 예산이 중복되지 않고 공정하게 집행되도록 하겠습니다.

장 3,4,5대 시의원을 거치셨는데 의정활동 중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은 무엇인지요.

조 2004년 11월 23일 고속철 영등포역 정차를 막기 위해 삭발 시위를 한 것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당시 어떤 시민이 격려 편지와 모자를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광명역세권 활성화에 저도 밀알이 된 것 같아 보람이 있습니다. 2009년 전국 최초로 광명시도시농업지원 활성화조례를 제정했고, 여성 공무원이 아이를 안고 일하는 것을 보고 광명시청 직장어린이집을 경기도 31개 시군 중 2번째로 2000년 개원하는데 일조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장 의장께서는 박승원 시장과는 지역활동가로서, 정치인으로서 선배신데요. 앞으로 4년 시정을 이끌어갈 박 시장에게 선배로서 조언하신다면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지요.

조 옆에서 오랜 세월 박승원 시장을 지켜본 바로는 잘 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한가지 부탁하자면 시대가 변한만큼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도 관심을 기울여주셨으면 합니다. 문화도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더라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시장께서 옥길동에 종합운동장을 건립한다는데 예산은 2,500억원이 들고, 10년 정도 걸립니다. 이보다 차라리 생활체육을 활성화시키고 가까운 곳에서 여가를 즐기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프로그램, 대단위 집단 축제가 아니라 마을중심으로 할 수 있는 콘텐츠들에도 관심을 더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 끝으로 더 하실 말씀 있으신지요.

 그간의 의정활동, 공공기관의 경험을 다시 의회에서 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광명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제8대 광명시의회는 의장도 여성이고, 부의장도 여성입니다. 여성 지도부가 더 잘한다는 말을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정을 견제하고 시민을 대변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의회 위상을 강화하고, 광명시민의 자존심을 높이겠습니다. 34만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으로 유형과 무형의 가치를 공평히 배분해 시민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장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광명시의회가 공부하고 소통하는 의회로 다시 태어날 수 있길 바랍니다. 바쁜 일정 중에 긴 시간 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조 지켜봐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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