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제 먼 일이 아닙니다"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 박준철 회장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광명시협의회 박준철 회장
25년의 역사를 가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이하 민평통)는 헌법 92조에 명시된 헌법기관이자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대통령직속자문기구이다. 민평통의 주 기능은 국내외의 통일관련 여론을 수렴하고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여 범민족적 통일 역량을 결집시키며 통일에 관련된 주요 정책들을 건의하고 자문하는 것이다.

현재 박준철 회장과 63명의 위원을 구성으로 작년 7월 1일 출범한 민평통 광명시협의회는 보다 현실적으로 통일에 대해 고민하는 기구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중이다.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통일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북한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거 우리 세대는 ‘북한’ 하면 빨갱이다 뭐다 하면서 주입식 교육만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다르죠.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고, 또한 북한주민들 역시 남한사람 못지않게 통일에 대한 열망도 강합니다.”

민평통 박준철 회장은 남북이 협력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교육이 미치지 못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변화들을 잡아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간헐적으로 진행되는 금강산 방문 역시 관광차원을 넘어서 현실적인 북한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 양측의 통일관도 많이 변화했고,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반면 오히려 일반 시민들의 정서는 경색되어 있음을 종종 느낍니다. 유신시절부터 군부정권시절까지 역대정권들은 정권유지차원에서 안보와 통일문제를 다뤄왔던 영향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박준철 회장은 시민들이 독재시대의 반공교육이나 일부 언론의 부당한 자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민평통은 더욱 반공이 아닌, 평화통일교육에 힘써야 한단다. 그러나 한때 우리나라의 통일 모델이 되기도 했던 독일의 통일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통독이 유지한 협력체제는 동독과 서독의 경제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양쪽 모두를 힘들게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는 이러한 독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북한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현재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넘어 온 국민이 함께 지원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그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 ‘퍼주기’라는 단어로 그 가치가 훼손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2004년 기준으로 남한이 북한에 지원한 액수는 1인당 2780원 정도입니다. 1년에 밥 한 끼 사주는 정도를 ‘퍼주기’라고 욕하는 것은 한민족으로서 치졸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적 지원이 없다면 통일 이후 양쪽 모두 힘들어집니다.”

박준철 회장은 통일의 걸림돌로 국가보안법을 꼽기도 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벌써 오래전부터 올림픽에서 남북이 동시입장했고 경제교류뿐 아니라 민간교류도 활발해진지 오래입니다. 이것은 국가보안법이 유명무실해졌음을 의미합니다.”

그는 일례로 평양 방문시 권력서열 18위의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던 때를 들었다.

“93년 만났던 북측의 권력자와 2005년의 권력자는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함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면서 이제는 적이 아니라 동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평통은 제도교육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오는 3월 민평통은 통일시대 시민교육 제2기를 시작한다. 이미 작년에는 평화통일 현장을 견학하고 ‘가족이 함께 만드는 평화통일 가족신문 만들기’라는 행사를 치루기도 했다. 배움의 차원뿐만 아니라 어려운 북한 주민들을 위해 개성에 연탄 5만장과 영양제와 각종 생활필수품을 상당수 보내기도 했다. 올해는 4월 7일 개성에서 직접 ‘푸른숲가꾸기’라는 행사로 나무를 심을 예정이고 10월에는 북한에 의료장비를 지원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남북을 분열시키고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세대가 존속해서는 안 됩니다.”

박준철회장은 평화통일은 범민족적 과제이며 통일의 과업이 미뤄질수록 후계세대에게는 지역갈등과 분열만을 남겨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미 70년대 청년시절부터 기독교청년운동을 시작으로 민주화, 평화통일 운동을 계속해왔다. 그동안 10여차례 이상을 연행되고 수없이 불법구금을 당해왔다. 전두환 군부 정권시절 한겨레의 창간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이야말로 민평통이 제대로 움직여야할 때라고 말한다. “평화통일의 과업이 당, 지역, 성별과 관계없는 민족적 과업으로 남겨진 이상 민평통은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활동하겠다”고 다짐하는 박준철 회장을 보며 한발 앞으로 다가온 통일된 조국을 그려보게 된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