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불로 지지고 발로 짓밟고...CCTV 가리고 감금-협박까지?

광명시 관내 중학생 15명이 같은 또래 A군(중3, 15세)을 3시간 가량 끌고다니면서 수차례 집단폭행하고 범죄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A군을 화장실에 감금해 강제로 몸을 씻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광명경찰서는 집단폭행 장면이 찍힌 주변 CCTV 영상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확보했으며, 17일부터는 가해학생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공익광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공익광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경찰과 교육청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미성년자이고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사건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피해자 부모가 이들을 경찰에 폭행혐의로 고소한 정황을 보면 10대 중학생들의 행동이라 믿기 어려울 만큼 범죄영화를 방불케한다.

집단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11월 24일. 광명시 소재 C중학교 14명과 H중학교 1명 등 가해학생 15명은 이날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A군을 C중학교 로비와 하안도서관 뒤편 배드민턴장에서 집단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이 가해자 중 1명을 무시했다는 소문이 있다는 것이 폭행 이유인데, A군은 소문이 잘못된 것이라며 오해를 풀기 위해 이들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학생 부모는 “가해학생들이 C중학교 중앙로비에서 가슴과 얼굴을 폭행하고, A군이 쓰러지자 집단으로 발로 차고 밟았다. 학교 안에서 버젓이 집단폭행이 벌어졌지만 아무도 말리거나 신고하지 않았다”며 “이후 가해학생들은 쓰러진 A군을 끌고 학교 인근 하안도서관 뒤편 배드민턴장에 데려가 또 집단폭행한 후, 머리와 패딩점퍼를 담뱃불로 지지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A군을 상대로 한명씩 돌아가며 1대 1로 강제싸움을 하게 시켰다. 아이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고, 아직도 육체적,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집단폭행 현장인 하안도서관 뒤편 배드민턴장에 있는 CCTV가 장갑으로 가려져 있다.
집단폭행 현장인 하안도서관 뒤편 배드민턴장에 있는 CCTV가 장갑으로 가려져 있다.

가해학생 중 일부는 폭행 후 A군을 감금하고 협박해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피해학생 부모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집단폭행 후 A군을 하안도서관 화장실로 끌고 가 2명은 밖에서 망을 보고, 5명은 A군을 감금해 강제로 몸을 씻게 했으며, 정신이 혼미해 몸이 축 늘어져 있는 A군을 강제로 변기에 앉힌 후 “농구를 하다가 넘어져 다쳤다고 해라. 폭행사실을 알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는 것. 또한 피해학생 부모는 "가해자들이 배드민턴장에서 폭행하기 전 CCTV 카메라를 장갑으로 가리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A군은 극심한 공포와 불안감으로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정신과 치료와 정형외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한편 C중학교와 H중학교는 각각 학폭위를 열어 가해자 중 2명만이 폭행을 주도했다며 이들에 대해서만 강제전학조치를 했으며, 나머지 12명은 가담 정도가 약하다는 이유로 출석정지(5~15일), 특별교육(5시간) 등을 결정했고, 1명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A군 부모는 “피해자는 두려움에 떨고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있는데, 가해자들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버젓이 학교에 다니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가해자들이 죄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 제2, 제3의 학교폭력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끝까지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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