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하안동에 있는 광명시민체육관 운동장에 갔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운동장 트랙을 돌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성큼 다가온 가을도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시간이었다.

							광명시민체육관에 걸려있는 반려견 동반시 준수사항 현수막 @사진=홍찬욱
광명시민체육관에 걸려있는 반려견 동반시 준수사항 현수막 @사진=홍찬욱

하지만 평화로운 분위기를 깨는 상황이 간간히 벌어졌다. 트랙 안쪽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뛰어 놀았고, 가족 단위로 공놀이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 반려견도 같이 뛰어 다니고 있었다. 아이들을 따라 뛰어 다니는 강아지는 귀엽게 보였지만 불안감도 밀려왔다.

트랙 밖 상황도 비슷했다. 이쪽에는 크기가 좀 큰 개들이 주인들과 산책을 하기도 했다. 대부분 목줄을 했지만 목줄이 없거나 매어진 목줄을 땅에 끌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반려견도 있었다. 최근 반려견이 사람을 물어 사망한 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지만 입마개를 한 반려견은 찾아 보기 어려웠다.

물론 반려동물을 데리고 나오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반려동물이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반려동물로 인한 사고가 생기면 이웃 간 다툼으로까지 이어지므로 반려동물과 주인들이 펫티켓을 먼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처음 만난 반려동물을 귀엽다고 만지려 하거나 어린 아이들에게 다가가게 하는 등 반려동물을 놀라게 하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반려동물이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지만 동물을 무서워하거나 체질적으로 거부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많다. 서로에 대한 배려가 절실한 시점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법적 규제를 강화하자”, “벌금을 인상하자”, “신고제도를 활성화하자”는 등 사후 처리에 열을 올리지만, 현행법도 지켜지지 않는데 그런 외침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천만 명 시대에 필요한 것은 반려동물과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에게 사전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사고 예방을 위한 수칙들을 실생활에서 실천하도록 하는 홍보가 시급하다고 본다.

반려동물과 인간이 함께 행복하고, 반려문화가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반짝 관심을 갖은 일회성 외침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주기적인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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