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의회 전날 '고발장 써놓고 금 갖고 있다' 협박...요구 안들어주자 고발?

나상성 광명시의원이 이병주 의장이 자신에게 준 금 10돈을 빌미로 지난 1년간 이 의장을 협박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나 의원은 이 금을 의회 직원인 이 모씨에게 1년간 보관하게 한 후, 의장 협박용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나 의원 뿐 아니라 그 측근인 김기춘 시의원도 여기에 가세했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 이병주 의장(사진)이 나상성, 김기춘 시의원에게 지난 1년간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예상된다.
    ▲ 이병주 의장(사진)이 나상성, 김기춘 시의원에게 지난 1년간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런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두 시의원으로부터 협박을 당했다는 이병주 의장 본인이다. 이 의장은 나 의원에게 금을 준 것이 최근 경찰에 고발되자, 12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가성을 부인하는 한편, 지난 1년간 나상성, 김기춘 시의원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입을 열었는데, 그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먼저 이 의장은 간담회에서 나 의원에게 금 10돈을 건넨 정황을 설명하며 대가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 의장은 “작년 5월말 나 의원(당시 의장)의 건강이 악화돼 전복죽과 후배에게 20% 싸게 구입한 금 10돈을 가지고 나 의원 집으로 병문안을 갔고, 나 의원 부인에게 ‘제 성의니 받아주시고 병원비로 잘 보태쓰시라’고 줬다"고 말했다.

이어 "7월 의장선거 후 의회 직원 이모씨가 ‘나 의원이 죽을 잘 먹었다면서 이걸 의장님께 전해드리라 한다’면서 봉투를 줬고, 그 안에 내가 준 금이 들어있었다”며 “그래서 바로 나 의원에게 만나자고 전화했고, 다음날 나 의원 집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내가 성의로 병원비에 보태라고 준 것인데 이걸 안 받아주냐. 아우야’라고 다시 건네자, 나 의원이 ‘알았어, 형, 고마워’하며 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가성이 있었다면 이 의장 뿐만 아니라 이를 받은 나 의원도 법적 처벌을 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의장은 "친하게 지냈던 나 의원이 걱정돼 병원비에 보태라고 순수한 마음으로 준 것인데 이렇게 악용됐다"며 "의장선거를 위한 대가성이라면 이미 의장이 된 후, 금품을 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결백을 주장한 이 의장은 나상성, 김기춘 시의원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협박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지난 8월 1일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어 광명동굴사업을 도시공사에서 삭제하는 조례안 등을 상정하려 하자, 임시회를 무산시키려고 협박했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금품을 제공했다고 고발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 지난 8월 1일 원포인트 임시회 당일 오전 이병주 의장이 병원 치료 중 나상성 의원에게 받은 문자메시지
    ▲ 지난 8월 1일 원포인트 임시회 당일 오전 이병주 의장이 병원 치료 중 나상성 의원에게 받은 문자메시지

이 의장은 “원포인트 의회 전날인 7월 31일 나 의원이 할말이 있다고 해 나 의원 집 앞 커피솝에서 단둘이 만났고, 그 자리에서 나 의원이 ‘김기춘 의원이 지금 고발장을 써놓고, 금을 가지고 있다. 내일 의회에 안 나오면 고소장과 금을 다음날 오전 11시 30분 돌려줄테니 나오지 말라’고 협박했다”면서 “내가 의장으로서 원포인트 임시회를 연다고 선포했는데 안 연다는 게 말이 되냐. 그렇게 협박해도 말이 안된다. 고민해보고 연락주겠다고 하고 헤어졌다”고 털어놨다.

이 의장은 또한 임시회 당일인 8월 1일 오전 발목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던 중에 온 나 의원의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당시 나 의원은 ‘거기(병원에) 누구 있냐’고 물었고, 이 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치료 후 본회의장 가자고 진을 치고 있다”고 하자, “(의원들이) 모르는 다른 병원으로 엠블런스를 타고 옮겨라...오늘만 버티면 완전히 역전...성원이 안되고...”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의장에게 의회에 나가지 말라고 요구했다. 4선이자, 의장까지 했던 시의원이 집행부의 편에서 의회를 열지 못하게 의장을 협박한 셈이다.

이 의장은 이어 김기춘 시의원이 원포인트 의회에서 도시공사 개정조례가 통과되고, 자신에 대한 징계절차도 결정되자, 다음날인 8월 2일 의장실에 들어와 동료 시의원들을 사찰한 문서를 보여주며 ”다 한방에 보내버릴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나상성, 김기춘 시의원에게 각각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두 사람 모두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