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산래미안자이 "우리 입장 알리려고 한 일" vs 거세지는 비난여론 "이런 어른 보면서 아이들 뭘 배우나"

철산동 소재 래미안자이 아파트가 지난 21일부터 아파트 단지를 통해 철산초등학교와 철산중학교에 다니는 타 아파트 학생들의 통학로를 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매일 다니는 등하굣길인데 어른들이 출입을 못하게 막자, 영문도 모르는 아이들은 무더운 날씨와 폭우에도 단지를 관통하는 가까운 길을 두고 먼 길로 돌아가고 있다.

 						 							▲ 철산래미안자이 아파트가 지난 21일부터 보안요원들까지 동원해 단지로 통하는 학생들의 통학로를 전면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광명교육청이 철산중 배정문제를 말바꾸기 한 것에 항의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려고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 철산래미안자이 아파트가 지난 21일부터 보안요원들까지 동원해 단지로 통하는 학생들의 통학로를 전면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광명교육청이 철산중 배정문제를 말바꾸기 한 것에 항의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려고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에 일자, 해당 아파트 측은 광명교육지원청이 철산중 배정문제를 두고 갑자기 말바꾸기를 한 것에 항의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려고 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보안요원들까지 동원해 어린 학생들의 통학로를 가로막는 이 아파트의 행태를 지켜본 출근길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이 아파트에 산다는 주민 A씨는 “나도 여기에 살고 있고, 아무리 사유재산이라지만 학생들 통학로까지 막으며 위화감을 조성하는 이런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뭘 배우겠냐. 어른이 할 짓이 아닌 것 같다”며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빗나간 교육열과 이기주의를 단적으로 보여 준 사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시민 B씨는 “아이들을 볼모로 욕심을 채우려는 행위를 당장 그만두라”고 비난했다.

이 아파트가 학생들의 통학로를 갑자기 폐쇄한 이유는 학부모들 사이에 소위 ‘명문’으로 불리는 ‘철산중학교’ 배정문제로 인한 갈등 때문.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광명교육지원청이 2019년부터 철산13단지 학생들을 ‘철산중’이 아니라 근거리인 ‘광명중’에 배정키로 했다가 그쪽 아파트에서 난리를 치니까 2023년으로 갑자기 시기를 바꿨다”며 “그것 때문에 2017년 3월 이후 래미안 전입자는 가까운 철산중에 배정이 안되고, 먼 학교에 갈 수 있다. 철산13단지는 가까운 광명중이 있는데 왜 우리가 피해를 보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당초 계획대로 2019년부터 철산13단지를 제외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또한 그는 "광명교육청이 특정 단지의 눈치를 보면서 심각한 과밀상태인 철산중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며 "근거리배정원칙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갑질을 하거나 위화감을 조성하려 한 것이 아니라, 교육청에서 우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이렇게 해서라도 우리 아파트 입장을 외부에 알리려 했던 것이고, 일단 관심 끄는데 성공한 것 같다”며 “통학로를 폐쇄하라는 입주민들의 요구가 많았고, 곧 방학이라 2~3일만 폐쇄하면 될 것 같아 한 일이며, 폐쇄 전에 학교에도 미리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학로를 둘러싼 갈등은 방학이 끝난 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 아파트는 2019년부터 철산13단지를 철산중 배정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통학로를 계속 폐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교육청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광명교육청 관계자는 “래미안 아파트에서는 철산13단지를 배제하고, 래미안에 늦게 이사 온 학생들까지 철산중에 배정해달라고 주장하는데 늦게 전학 온 래미안 아이들을 위해 철산중 정원을 남겨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협상 대상도 아니다”라며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이런 식으로 통학로를 폐쇄하며 의사표현을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철산13단지에서 인근 아파트 재건축, 광명중 증축공사 등으로 통학로 안전 문제를 제기했는데 안전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고, 기존에 배정받던 학교를 빼려고 하니 반발이 심했다”며 “기존 배정 구역은 그대로 두되, 배정에서 떨어지면 감수하겠다는 의견이 많아 이를 반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특정학교 배정문제에 불만을 품은 이 아파트가 결국 통학로까지 폐쇄하자, 지역사회에는 학생들을 통학권을 지켜주자며 비상대책위 결성까지 논의되는 등 논란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저작권자 © 광명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