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개발하냐는 지적에 공감했고 괴로워해...100년 먹거리 된 광명동굴, 이제 시민의 것"

양기대 시장이 광명동굴 개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작심한 듯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그는 18일 광명시의회 본회의에서 동굴 조사 특위 구성 여부가 논의되고, 김익찬 시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개발과정에서 불거졌던 편법 시비와 위법 공무원에 대한 표창, 초고속 승진문제 등을 거론하자, 동굴을 개발하면서 가졌던 고뇌와 세간의 비판과 오해에 대한 소회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광명시장 양기대’ 혹은 ‘인간 양기대’는 지난 7년간 광명동굴 개발을 추진하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 양기대 시장이 18일 광명시의회 본회의에서 광명동굴 개발을 둘러싼 논란과 오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 양기대 시장이 18일 광명시의회 본회의에서 광명동굴 개발을 둘러싼 논란과 오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양 시장은 시의원들을 향해 사과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집필한 책 ‘폐광에서 기적을 캐다’에서 시의원들을 동굴개발의 최대 걸림돌처럼 표현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항의하자, “동굴 개발 초기에 많은 지적이 있었고, 그것이 저나 공직자들에게 아픈 상처가 되기도 했던 점을 언급한 것인데 현재 시의원들과 시의회에 불편을 주고 명예를 훼손한 점이 있다면 죄송하다”며 “앞으로 이런 점을 유념해 사려 깊게 행동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양 시장은 “2011년 시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돼 43억으로 동굴을 매입했더니 시장이 커미션을 받았다고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도는 것을 들으면서 폐광 개발과정에 지난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다”며 “그 과정에서 올바른 지적과 비판도 있었지만 음해와 과장도 많아 공무원들도 큰 아픔을 겪어가며, 결국 오늘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고백했다.

이어 그는 “40년 버려진 동굴이라 안전문제, 오염문제가 지적되고, 잘못하면 돈 먹는 하마가 돼 우리 시가 어려워지는데 왜 개발하냐는 지적에 저 역시 공감했었고 괴로워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부자도시가 아닌 우리 시가 개발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가지고 있는 한정적인 재원을 효과적으로 동굴에 투입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시 예산을 조금씩 쓰면서 국비와 도비를 끌어오기 위해 방법을 찾아다녔다”고 말했다. 양 시장이 이날 공식적으로 밝힌 광명동굴 투입예산은 2011년부터 2016년말까지 시비 570억과 국, 도비를 포함해 총 820억원이다.

개발과정에서 문제됐던 위법, 편법 논란에 대해서는 프랑스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의 사례를 들어 “개발경험이 없는 공무원들과 저에게는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고, 이를 뛰어넘으려고 적극행정이 이루어진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하면서 위법 공무원에 대한 표창 철회 요구 등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한불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양국정부가 합의한 국제행사인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회는 처음에 동굴 안에서 하려다가 입구가 좁아 동굴 밖에서 해야 했고, 일정이 촉박한 상황에서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도와주겠다고 나섰지만 시간이 3개월 밖에 없었다”며 “규정대로 하면 시간을 맞출 수 없고, 광명시와 광명동굴의 신뢰와 국제적 문화위상을 놓칠 급박한 상황을 돌파할 적극행정이 뭐냐는 고민 끝에 일을 진행했는데 경기도 감사에 지적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한 “공무원들에게 미안했고, 시장으로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경기도 감사국장을 만나 국제행사가 무산되고, 광명시 위상이 떨어질 수 있는 갈림길에서 적극행정 차원에서 한 일이라 설득했고, 이 점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양 시장은 이렇게 오는 과정에서 잘못된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하지만, 모두의 노력으로 지금의 광명동굴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이 자칫 폄하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더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비판과 제안에 귀 기울여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의원들에게 요청한다.

자신은 임기를 마치고 떠나면 그만이고, 잘못이 있다면 책임지겠지만 이제 광명동굴은 광명시민의 것이자, 210만명이 방문한 대한민국 100대 관광지가 됐음을 부인할 수 없고, 이를 토대로 광명시가 앞으로 5년, 10년, 100년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높아진 도시의 위상을 잘 이어나가는 것도 후손들을 위한 우리 몫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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