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공청회 다시 해라...광명시, 의회보고 후 사업 시작...시의회, 조례 폐지안 논의

이미 설립등기가 완료된 광명도시공사에 대한 시민의견수렴 공청회가 지난 6월 30일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지만 공청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회의장이 난장판이 됐다. 참석한 시민들이 광명시가 요식행위로 공청회를 하는 것이 무효라며 일정을 다시 잡아 제대로 하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 광명도시공사 공청회가 6월 3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지만 광명시의 일방적인 패널선정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청회 연기를 요구하는 항의가 이어지면서 제대로 토론이 진행되지 못했다.
▲ 광명도시공사 공청회가 6월 30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렸지만 광명시의 일방적인 패널선정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청회 연기를 요구하는 항의가 이어지면서 제대로 토론이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 공청회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을 중심으로 제출할 예정인 도시공사 조례 페지안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 중에서도 폐지안에 동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시민들이 공청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다시 일정을 잡아 개최할 것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 시민들이 공청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다시 일정을 잡아 개최할 것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 문제의 발단은 광명시가 패널토론을 진행하면서 발표내용을 시민들에게 제공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시민 김태경씨는 토론회 좌장인 김갑종 대림대 교수가 토론 시작을 알리자마자 “공청회를 한다면서 시민들에게 토론자들이 무엇을 발표할 것인지 내용을 왜 주지 않느냐”며 “요약지라도 달라”고 항의했고, 이에 다른 시민들도 자료를 요구하면서 회의장은 순식간에 고성이 오고갔다. 시민들의 항의에 한 패널은 “대선후보 TV토론을 할 때 국민들에게 후보자들의 발표자료를 나눠주지 않지 않냐”고 발언하면서 시민들을 더 분노케했다.

 						 							▲ 시민들이 공청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다시 일정을 잡아 개최할 것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 시민들이 공청회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다시 일정을 잡아 개최할 것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이어 시민단체 관계자는 “토론 자료도 준비되지 않았고, 시민단체에 토론자를 추천해달라고 하더니 시청 담당과장이 바뀌면서 일방적으로 시 집행부가 패널을 모두 선정했다”며 “시를 대변할 사람만 패널로 섭외할 것이 아니라 찬반 의견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단체는 “시의회에서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공청회를 하라고 단서조항을 붙여놓으니까 요식행위로 대충 어영부영 넘어가려고 하는 것”이라며 “사업성패 여부에 따라 시민부담이 커지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므로 공청회 일정을 다시 잡지 않고, 이번에 하는 것으로 대체하려고 한다면 광명시는 사업을 시작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 공청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이 광명시 집행부의 행태를 질타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화영, 조희선, 김정호 시의원. 김정호 시의원은 패널로 참석했다 이를 거부하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 공청회에 참석한 시의원들이 광명시 집행부의 행태를 질타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화영, 조희선, 김정호 시의원. 김정호 시의원은 패널로 참석했다 이를 거부하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참석한 시의원들도 광명시 집행부의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공청회 전날 밤 갑작스럽게 패널로 선정돼 단상에 올라가 있던 김정호 시의회 부의장은 “이 자리에 끼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지금 이 곳에 앉아있는 것이 시의회가 무시당하는 기분이라 불쾌하다”며 “이번 공청회가 절차가 맞다고 생각하느냐, 토론자가 아니라 시민의 입장이 되겠다”고 자리를 박차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조화영 시의원은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는 공청회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 광명시는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라”며 “버스, 방송, 동네 골목 곳곳에 광명동굴 바비인형전 홍보를 하면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도시공사 공청회는 왜 제대로 알리지 않냐”며 시 집행부를 질타했다.

조희선 자치행정위원장은 “광명시가 시민들을 무시하고, 시의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눈가리고 아웅하는 공청회를 하려고 한다”며 “발표 자료부터 먼저 배부하라”고 호통을 쳤다.

이런 항의에도 불구하고, 공청회는 일단 강행됐다. 광명시 박대복 자치행정국장은 “시의회에서 패널로 참석할 의원을 시에 추천한 것이라 의회에 별도로 보고할 이유가 없었고, 향후 광명동굴 개발 등 3가지 사업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해서 계속 설명회를 할 예정”이라며 사실상 공청회를 다시 개최하는 것을 거부하고, 의회보고 후 8월부터 도시공사 업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사업시행 전부터 꼬일대로 꼬여 버린 광명도시공사. 광명시가 그 매듭을 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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