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공예강사 - 김인숙



“김양아~ 미스 김” 김인숙씨가 결혼하기 전 직장에 다닐 때 호칭이다. 이제 그는 ‘비즈강사 김인숙’으로 불린다. 나이 서른 넷. 딸 하나 아들 하나 둔 엄마다.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하고 싶어 직장을 구했다. 집에 얽매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학습지 영업이었는데 남의 부탁 거절못하는 성격에 사람들에게 배신 당하고 돈만 날렸다.


그 후로 한동안 집에 있었고 아이를 잘 키워야 겠다는 생각에 ‘좋은 부모되기’ 라는 교육강좌를 듣게 됐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우선 나를 찾아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당황스러웠다. 일기도 안 쓴지 오래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허락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기 이름이 아니라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살아가는 시간이 많아요. 남편도 집에서는 이름 불러주다가 시댁에 가면 ‘은영 엄마’라고 부르고 시부모님들은 ‘아가’라는 호칭을 쓰죠.”


비즈를 시작한 건 뭔가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비즈공예가 좋아 강사 자격증까지 획득했다. 그는 작년 11월부터 주말마다 중학교 비즈공예 강사로 일하고 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일하는 게 좋아요.” 여유가 된다면 고급스런 비즈샵도 차리고 싶다. 그는 바쁘다. 비즈 재료를 사러 동대문에 나가고 동아리 모임에 참석하고 강좌를 듣고 학생들에게 비즈공예를 가르치고 일요일에는 성당에 나간다.


인숙씨는 자기가 소중하다고 했다. “이웃에 사는 또래 아줌마들이 제 시계를 보고 예쁘다고 했어요. 비즈로 만든 거죠. 그래서 다들 재료를 사다 만들기로 했어요. 근데 며칠 후에 한 친구가 재료비가 아까워서 안한다고 했어요. 재료비가 3만5천원이었거든요. 그 돈으로 애들 옷을 하나 사주겠다고요. 그래서 말했어요. 자기야! 이제 자기도 스스로에게 조금만 투자를 해봐~” 그는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비즈강사 김인숙. 그의 또 하나의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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